불에 타는 돌, 석탄
요즘도 고기를 구울 때 숯이 아닌 연탄불로 굽는 음식점이 있어. 까맣고 둥그런 원통형 연탄에 난 구멍 사이로 올라오는 불에 석쇠를 올리고 고기를 구워 먹으면 아주 맛있지. 연탄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겨울을 따뜻하게 나도록 하는 중요한 난방 연료였어. 연탄의 원료가 바로 석탄이야. 석탄은 산업 혁명을 일으킨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자원이었지. 
석탄(石炭)은 돌 석(石)과 숯 탄(炭)을 써서 ‘불타는 돌’이라고 불려. 영어 ‘Coal’은 ‘열’을 뜻하는 라틴어 ‘Calor’에서 유래했어. 석탄은 지질 시대의 식물이 퇴적되고 매몰된 후 열과 압력으로 그 성질이 변해 만들어진 광물이야. 탄화 작용(유기물 성분이 변화하여 탄소 성분만 남아 축적되는 과정)이 진행된 기간에 따라 토탄 → 갈탄 → 유연탄(역청탄) → 무연탄 → 흑연으로 변해. 유연탄은 휘발성이 많아 쉽게 타는 특성이 있어 산업용 연료로 많이 쓰여. 우리나라에서 나는 석탄은 휘발성이 적은 무연탄이어서 유연탄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석탄은 오래 전부터 연료로 사용되었어. 기원전 315년, 그리스 철학자 데오프라테스는 석탄을 대장간 연료로 사용했다는 기록을 남겼어. 중국 삼국 시대 문헌에도 ‘석탄’이 한자로 기록되어 있지. 12세기 중국 송나라 시대에는 석탄을 채굴해 가정용 연료로 이용했어.
영국은 9세기경 석탄을 발굴했다고 전해져. 13세기 뉴캐슬 지방에서는 석탄을 상업적으로 채굴해 이용하기 시작했지. 영국 왕 헨리 3세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만 석탄을 캘 수 있도록 채탄 면허를 부여하기도 했어.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기술적인 문제로 석탄을 태우면 그을음과 심한 연기가 나와서 가정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어. 결국 1322년, 영국 국회에서 석탄 사용 금지법을 통과시켰지. 그런데 건축, 선박, 공업 연료 등의 주재료로 목재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자 문제가 생겼어. 국토의 30퍼센트였던 삼림 지대가 16퍼센트로 줄어든 거야. 급기야 영국은 1558년에 나무 베는 것을 제한시키는 조치를 취했어. 어쩔 수 없이 석탄을 연료로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지. 
석탄은 채굴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어. 석탄을 캐려면 지하로 들어가야 했는데, 지하수가 흘러 작업이 쉽지 않았어. 이후 18세기에 토마스 뉴커먼과 와트가 배수 기계를 발명하면서 석탄 산업은 다시 날개를 달기 시작했어. 운하의 건설과 와트의 증기 기관 발명은 석탄 운송 문제뿐 아니라 산업의 동력을 석탄으로 옮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 1783년, 석탄에서 채취한 코크스는 철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도록 했지. 영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어. 산업 혁명은 곧 석탄이 이루어 낸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하지만 산업 발달의 이면에는 노동자
들의 희생이 있었어. 저임금, 환경 오염 등의 문제로 노동자들은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어. 

석탄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강원도 영월과 정선에 있는 탄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탄 채굴 지역이었어. 우리나라에서는 1935년 영월 지역에서 가장 먼저 탄광이 개광했고, 정선에서는 1948년부터 채굴이 시작되었지. 이후 우리나라 산업화 시기와 맞물려 석탄 산업은 7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어. 석탄 채굴 일을 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이 강원도 지역의 탄광으로 몰려들었지. 하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에너지 소비 연료가 바뀌면서 석탄 산업은 쇠퇴의 길을 걸었고,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강원도 지역 탄광들이 폐광되었지.

▲강원도 연탄 공장

 

인류가 발전하면서 에너지원도 많은 변화를 겪었어. 초기에는 자연에서 직접 얻은 나무ㆍ바람ㆍ물 등을 이용했고, 산업 혁명 시대에는 석탄이 중요한 에너지원이었지. 현재 인류의 주요 에너지 자원은 석유라고 말하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거야. 그럼에도 석탄은 여전히 세계 산업을 움직이는 중요한 자원이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두 나라인 중국과 미국이 세계 석탄 소비량의 50퍼센트를 점유하고 있으니까. 
석탄이 아직도 많이 쓰이는 이유는 뭘까? 석유에 비해 가격이 싸고 효율적이기 때문이야. 2012년 기준으로 화력 발전에 이용한 석탄 연료 가격은 석유 가격의 5분의 1정도였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으니 경제적인 가치가 높은 거지. 또 다른 이유는 한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석유와 달리 석탄은 전 세계에 골고루 매장되어 있다는 거야.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직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 

환경 오염의 주범인 된 석탄 
2015년 4월, 환경 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인천 옹진군 영흥 석탄 발전소에 모였어. 그들은 ‘침묵의 살인자, 석탄 발전 Out’이라는 문구를 레이저로 쏘며 시위를 했지. 2016년 5월, 세계 경제 문제를 협의하는 G7 정상 회의에서 화석 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2025년까지 철폐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2013년까지 세계 전기 사용량의 41.3퍼센트를 석탄을 태워 만들었는데, 환경 단체와 G7 정상 회의에서는 왜 석탄 사용을 줄이려는 걸까? 그 이유는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 사용이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고 보기 때문이야. 국제 에너지 기구 집계에 따르면, 세계 연료들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6퍼센트가 석탄에서 나온다고 해. 석탄이 온실 가스를 유발해 지구 온난화를 발생시킨 거라고 본 거지. 한때 산업 혁명을 일으켰던 ‘검은 다이아몬드’인석탄은 기후 변화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더러운 에너지’라고 불리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어. 

▲과거 번성했던 석탄 산업과 탄광촌 광부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영월 탄광 문화촌의 모습

 

똑똑 상식

에덴 프로젝트로 되살아난 세계 최대 온실 식물원
영국 남부 웨일즈의 콘윌 지역에는 세계 최대 온실 식물원이 있어.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현대 건축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곳은 원래 폐광 지역이었어.

세계 최대 온실 식물원 에덴 프로젝트

이 마을은 석탄 자원이 고갈되면서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에덴 프로젝트를 통해 녹색 지대로 완전히 탈바꿈했어. 8년 동안 지역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고 이제는 여행자들이 꼭 들러야 할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지. 우리나라 초기 산업화의 1등 공신이었던 광산들도 유적지나 박물관으로 되살아나고 있어. 강원 태백, 경북 문경, 충남 보령에 가면 석탄 박물관이 있어. 당시 광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전시관과 연탄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상품 속 세계사’(심중수 글ㆍ이현정 그림ㆍ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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