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몸통이 빨간 고추잠자리가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떼지어 날아다닌다. 물구나무서듯 풀잎에 앉은 잠자리도 간혹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고추잠자리는 처음부터 빨간색이었을까? 왜 잠자리는 물구나무서기를 할까? 잠자리의 계절을 맞아 우리가 잘 몰랐던 잠자리 비밀을 문답식으로 풀어본다.

잠자리 사냥
잠자리 사냥

 

 

Q. 언제 등장했나? 
A. 잠자리는 고생대 석탄기에 처음 나타난 ‘화석 곤충’이다. 3억여 년 전과 비교해 몸집을 빼고는 거의 그대로다. 잠자리는 물 없이 살 수 없다. 물풀 주위에서 알을 낳고, 애벌레(수채) 역시 물속에서 아가미로 숨을 쉰다. 성충이 되어서는 하루에 모기를 200마리 넘게 잡아 먹어 ‘살아 있는 모기약’으로 불린다. 보기에는 날렵하지만 30분 만에 제 몸무게만큼의 먹이를 먹어 치울 수 있는 대식가다. 장수잠자리는 말벌까지 먹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130여 종이 있다.

Q. 물구나무 서는 이유는?
A. 잠자리는 20~25℃ 사이에 활발하게 활동한다. 30℃ 이상이면 나무나 숲에 매달려 더위를 피해야 한다. 따라서 물구나무서기는 잠자리만의 독특한 피서법이라 할 수 있다. 변온동물인 잠자리는 사람과 달리 땀을 흘리지 않는다. 이 자세로 서 있으면 햇볕이 몸에 닿는 면적이 최소로 줄어들고 복사열도 적게 받는 것이다.

 

Q. 짝짓기 자세는?
A. 잠자리의 짝짓기는 곤충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자세로 꼽힌다. 하트(♡) 모양의 독특한 짝짓기 자세를 만드는 것. 암컷이 수컷 뒤에서 꼬리를 앞으로 접어 수컷의 배에 갖다 댄다. 그러면 수컷은 꼬리를 위로 구부려 암컷의 가슴을 눌러 하트 모양을 완성한다. 짝짓기(교미) 후 암컷은 물에 알을 낳고 2세 키우기에 들어간다.

 

 
Q. 고추잠자리는 모두 빨간색?
A. 국내에서 가장 흔한 잠자리 종류는 고추좀잠자리다. 고추잠자리는 온몸이 붉은색인데 비해 고추좀잠자리는 배마디만 유난히 붉다. 그 모습이 잘 익은 고추 같다고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는 일반 잠자리와 달리 크면서 몸 색깔을 바꾼다. 어릴 때는 꼬리가 노랗거나 갈색을 띠지만 커가면서 꼬리와 몸 색깔이 모두 붉게 변한다. 말하자면 고추잠자리의 빨간색은 ‘혼인색’이다. 짝짓기를 하고 싶어 화장을 하듯 몸이 새빨개지는 것이다.  

Q. 잠자리 비행 능력은?

후진비행하는 실잠자리
후진비행하는 실잠자리

A. 잠자리의 비행실력은 곤충계 최고 수준이다. 4개(2쌍)의 날개가 따로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방향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잠자리의 날개는 얇지만 질기고 튼튼하다. 잠자리 가슴은 날개 근육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를 이용해 앞뒤 날개를 움직여 헬리콥터처럼 비행한다. 초당 30~40회 날갯짓을 하며 하루 종일 날아다닐 수 있다. 24시간으로 계산하면 345만 6000번 날갯짓을 하는 셈. 속도는 시속 50~60㎞에 달한다. 공중에서 멈추는 호버링이 가능하며, 좌우로도 날 수 있다. 특히 실잠자리는 웬만한 새들도 하지 못하는 후진 비행이 가능하다. 

Q. 잠자리 눈은 몇 개?
A. 잠자리는 눈이 머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언뜻 두 덩어리의 눈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수많은 눈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즉, 2개의 큰 겹눈 안에 3개의 홑눈(낱눈)이 있다. 홑눈은 2만 개가 넘는다. 이들 눈은 원형으로 튀어 나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보는 게 가능하다. 위아래는 기본이고 뒤까지도 물체를 볼 수 있다. 시력도 좋다. 20m 앞 물체의 움직임도 구분한다. 다른 곤충과 달리 몇 가지 색깔도 구분할 수 있다. 치명적인 부분은 뒷부분. 사람이 뒤에서 살금살금 다가가도 눈치를 못 채는 이유다. 

Q. 명주잠자리는 진짜 잠자리?
A. 누에로부터 뽑은 실이 명주실, 이것으로 짠 무늬 없는 옷이 명주옷이다. 명주잠자리는 그러나 잠자리가 아니다. 잠자리는 애벌레 시기에 물속에서 산다. 하지만 명주잠자리는 물에 살지 않는다.

명주잠자리
명주잠자리

이 잠자리의 애벌레는 우리가 익히 아는 개미귀신이다. 명주잠자리는 일반 잠자리와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일반 잠자리와 달리 더듬이가 길다. 또 나는 것도 서툴고, 물이 아닌 산이나 들에서도 살아간다. 입은 거의 퇴화해 수분 외에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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