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1952~2022)간 영국 최장기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 시간)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애도 속에서 치러졌다. 1000만 명이 넘게 몰린 ‘세기의 장례식’을 치른 영국 왕실은 이제 찰스 3세(73)의 대관식 준비에 들어간다. 69년간 왕세자 신분으로 있으면서‘국왕 수업’을 받아온 그의 대관식은 언제 이뤄질까? 구심점이 사라진 ‘영연방’의 미래는? 눈앞에 다가온 ‘찰스 3세의 시대’를 정리했다.

찰스 3세
찰스 3세

 

 
◇찰스3세대관식은언제?
엘리자베스 여왕의 시대가 마무리되면서 왕위는 찰스 3세 국왕에게 넘어갔다. 즉위식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은 찰스가 정식으로 왕위에 오르는 대관식이다. 하지만 왕실 결혼식과 달리 대관식은 국가행사다. 비용은 정부가 모두 부담하며 초청 명단도 직접 관리한다. 따라서 행사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찰스 3세 영국 국왕
찰스 3세 영국 국왕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대관식은 내년 늦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900여 년 전 이른바 ‘정복왕’으로 불렸던 윌리엄 1세 이후 영국 왕의 대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만 열려 왔다. 40번째 군주인 찰스 3세의 대관식 코드명은 ‘황금보주(寶珠) 작전’이다. 앞서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는 4만 명 이상의 군대가 퍼레이드에 나섰고 8000명 이상이 초대됐다. 당시 비용은 157만 파운드(현재 가치 약 729억 6300만 원)로 추산된다. 

◇대관식에서 사용되는 왕관은?
영국 국왕의 대관식은 화려함을 갖춘 행사이지만, 엄숙한 종교의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찰스 3세의 머리에 순금 왕관을 씌워주며 왕이 되었음을 알리게 된다. 1661년 제작된 무게 2.23㎏의 ‘성 에드워드 왕관’은 루비와 사파이어 등 형형색색의 보석 444개로 꾸며져 있다. 워낙 무거워 대관식 때에만 착용한다. 전통에 따르자면 대관식 후에는 1.1㎏짜리‘임페리얼 스테이트 크라운(제국관)’을 쓰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관식 왕관
대관식 왕관

 

이 자리에서 국왕은 ‘군주의 반지’로 불리는 반지를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낀다. 왼손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홀을 든다. 지휘봉처럼 생긴 홀에도 3106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찰스 3세 국왕은 군주와 백성의 유대를 상징하는 두 개의 금팔찌도 받게 된다. 카밀라 왕비는 105.6캐럿 코이누르 다이아몬드와 2000개의 작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왕관을 착용한다.

◇영연방의 수장자리 지켜낼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과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56개 나라와 24억 명의 사람들로 구성된‘영국연방(영영반)’의 강력한 구심력을 행사해왔다. 또 호주ㆍ캐나다ㆍ자메이카ㆍ뉴질랜드를 비롯한 14개국(영연방왕국)의 국가 원수였다. 그 자리를 물려받은 찰스 3세 국왕이지만 영국은 점차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영연방 왕국 15개국
영연방 왕국 15개국

 

카리브해 국가에서는 영국의 왕을 국왕으로 하는 입헌군주제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여왕 통치 시기였던 1950년대 ‘마우마우 봉기’가 일어난 케냐에서는 유족을 중심으로 영국에 대한 책임 논쟁이 커지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조차 군주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를 향한 ‘비호감’여론도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최근 왕실 구성원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56%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40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77%)보다 크게 낮았다. 그는 2011년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40)과 결혼해 조지 왕세손(9)과 샬럿 공주(7), 루이 왕자(4)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윌리엄 왕세자 가족
윌리엄 왕세자 가족

 

◇새로 머물 거주지와 새 화폐 유통은?
찰스 3세 국왕은 카밀라 왕비와 클라렌스 하우스에 머물고 있다. 즉위식 후 어디에 살지는 불분명하다. 여왕은 생전 버킹엄궁과 밸모럴성, 윈저성 등 여러 자택에서 거주했다. 찰스 3세는 버킹엄궁을 군주제의 중요한 상징으로 여겼던 만큼 이곳에서 살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곳은 2027년이 돼서야 공사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여왕의 죽음으로 영국 지폐와 동전에 그려진 여왕의 초상화 역시 찰스 3세의 초상화와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초상화 동전과 지폐
엘리자베스 2세 초상화 동전과 지폐

 

찰스 3세가 그려진 동전은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달리 왼쪽을 향해 바라볼 것으로 전망된다. 군주들이 전임자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옆모습이 나타나도록 한, 17세기부터 이어온 전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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