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60개 훌쩍··· 잡힌 시기·보관 방식·가공 상태 등에 따라 달리 불려

퀴즈 하나. 북어 한 쾌는 몇 마리일까? 정답은 스무 마리다. 북어는 명태를 해풍에 말린 것을 일컫는다. 강추위가 찾아온 요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황태덕장에 내걸린 명태도 ‘황금빛 명작’이 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명태는 어떤 생선이며 부르는 이름은 몇 개나 될까? 명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명태는 어떤 생선?
명태는 몸이 가늘고 길다. 머리도 큰 편이다. 입이 큰 생선이어서 대구목 대구과로 분류한다. 대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대구보다 좀 더 홀쭉하고 길다. 특이하게도 암수가 함께 다니지 않고 서로 나뉘어 떼지어 다닌다. 알에서 태어난 지 3~5년이 지나면 짝짓기를 한다. 한 번에 낳는 알은 25만~100만 개. 수명은 12~16년이며, 다 자라면 30~60㎝에 이른다. 수온이 1~10℃인 차가운 바다에 사는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1980년대만 하더라도 명실상부 국민 생선이었다. 하지만 남획과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러시아 인근까지 북상하면서 2010년 이후에는 ‘집 나간 생선’이 됐다. 지금은 러시아 바다에서 잡은 명태가 우리 상에 오르게 됐다.

△명태라는 이름의 기원은?
조선 후기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1871)’에는 산지인 함경북도 명천군의 명(明)자와 잡은 어부의 성인 태(太)자를 따서 명명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눈을 잘보이게 해주는 생선이라는 뜻에서 ‘밝을 명(明)’ 자를 써 명태라고 불린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명태 이름은 몇 개?
명태는 불려지는 이름이 60개가 넘는다. 보관 방식, 잡힌 시기 및 장소, 가공 상태, 지역에 따라 달리 불린다. 우선 잡히는 시기에 따라 겨울에 잡으면 동태, 가을에 잡으면 추태로 불렸다. 잡는 지역에 따라 북쪽 바다에서 잡은 명태를 북어, 동해안에서 잡은 명태를 진태라고 부른다. 가공 방법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르다. 생태는 싱싱한 생물 상태, 동태는 얼린 것, 북어(건태)는 말린 것이다. 황태는 한 겨울철에 명태를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해 노랗게 변한 북어를 말한다. 얼어붙어서 더덕처럼 마른 북어라 해서 ‘더덕북어’라고 불린다. 코다리는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4~5마리를 한 코에 꿰어 말린 것이다. 하얗게 말린 것은 백태, 검게 말린 것은 흑태, 딱딱하게 말린 것은 깡태 등이 있다. 성장 상태에 따라 어린 명태를 애기태, 노가리라고 한다. 잡는 지역에 따라 함경도에서는 망태ㆍ조태, 강원도에서는 선태ㆍ강태라고 부른다. 

△황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명태는 겨우내 얼고 녹기를 되풀이해 봄이 되면 황태로 변신한다. 황태덕장에 명태를 내거는 ‘덕걸이’작업은 12월 첫 한파와 함께 시작된다. 전국 황태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용대리 덕장의 황태 건조법은 함경남도 원산의 ‘노랑태’생산에서 비롯됐다.

 

황금빛 황태로 재탄생하려면 눈ㆍ바람ㆍ추위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선 덕장에 내거는 순간 얼어야만 육질의 양분과 맛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 황태는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다. 바람이 너무 들어 썩어 문드러진 ‘찐태’, 기온이 너무 낮아 껍질이 얼어버린 ‘백태’, 속이 거무스름하게 변한 ‘먹태’등이 있다. 또 다른 황태덕장으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도 있다. 특이하게도 동해 묵호덕장에서는 바닷바람에 말리는‘묵호태’를 생산한다. 

△명태 관련 속담과 말은?
바람과 날씨, 자연의 조화에 순응해야 명태의 금빛 변신이 가능하다.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손길이 가야하고 맛의 80% 이상을 하늘이 결정한다. ‘황태 맛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말이 많거나 거짓말을 두고 ‘노가리 깐다’고 한다. 이는 명태가 한 번에 새끼를 많이 낳는 데서 유래했다. 이것이나 저것이나 매한가지라는 뜻의 ‘동태나 북어나’도 있다. ‘눈에 명태 껍질이 덮였다’는 속담은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을 또렷하게 못 보고 흐리멍덩하게 본다는 의미다. 속담처럼 명태 껍질은 아주 얇지만, 창호지처럼 불투명하다. 

△대표적인 명태 요리는?
명태는 껍질부터 아가미, 내장, 심지어 눈알까지 먹는, 그야말로 버릴 것 하나 없는 생선이다. 그만큼 조리법도 다양하다. 우선 내장으로는 창난젓, 알은 명란젓, 아가미는 아감젓을 담근다. 생선 살만 이용해 명태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껍질은 볶아먹고, 눈알로는 초무침을 만들기도 한다. 생태탕과 동태통도 있다. 얼리지 않은 명태를 쓰면 생태탕이다. 동해시에서는 명태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북어는 국을 끓이는 데 쓴다. 명태의 간으로 만든 기름은 간유로 불린다. 빨간 양념이 묻은 황태구이도 맛깔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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